티스토리 뷰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합니다.”

“근육을 늘리면 살이 잘 안 찌는 몸이 됩니다.”

“먹어도 쉽게 찌지 않는 체질을 만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헬스장 광고나 SNS에서도 이런 표현은 매우 흔하게 사용됩니다. 마치 근육량만 늘리면 기초대사량이 크게 올라가고, 이후에는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먹어도 체중이 쉽게 늘지 않을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이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기초대사량도 증가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효과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기초대사량이 다이어트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왜 ‘먹어도 살 안 찌는 몸’이라는 표현을 조금 조심해서 봐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사람들은 왜 기초대사량에 집착할까?

기초대사량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운동하지 않아도, 잠을 자고 있어도, 가만히 누워 있어도 우리 몸이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기초대사량을 높이면 다이어트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더 움직이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해준다면, 그보다 좋은 다이어트 전략은 없어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어트 산업에서는 오랫동안 기초대사량이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는 음식, 기초대사량을 올려주는 운동, 기초대사량 증가 프로그램 같은 표현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기초대사량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쉽게, 그리고 크게 바뀔까요?

🔬 기초대사량은 중요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기초대사량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량을 의미합니다.

심장이 뛰고, 폐가 호흡하고, 체온을 유지하고, 뇌와 장기가 기능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일반적으로 기초대사량은 하루 총 에너지 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기초대사량이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문제는 ‘중요하다’는 말과 ‘마음대로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말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초대사량은 체중, 키, 성별, 나이, 제지방량, 장기 크기,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중 근육량도 분명 영향을 주지만, 근육량 하나만으로 기초대사량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기초대사량은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크게 높아지거나, 체중 변화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 근육은 생각보다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근육은 대사적으로 활동적인 조직입니다. 그래서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대사량도 증가합니다.

하지만 근육 1kg이 하루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약 10 ~ 15kcal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 조직도 완전히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 조직은 아니며, 하루 약 2 ~ 5kcal 정도를 소비합니다.

즉 근육이 늘어난다고 해서 기초대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근육을 5kg 늘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일반인에게 근육 5kg 증가는 결코 쉬운 변화가 아닙니다.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로 늘어나는 기초대사량은 대략 하루 50 ~ 75kcal 정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의미 없는 변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몸”이 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은 근육이 아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조직은 근육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에너지 소비율이 높은 조직들이 따로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뇌, 간, 심장, 신장 같은 장기들입니다.

이 장기들은 크기는 작지만 생명 유지와 대사 조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반면 근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하루 종일 엄청난 칼로리를 태우는 조직은 아닙니다. 근육은 움직임을 만들고 힘을 내는 데 매우 중요한 조직이지만, 가만히 있을 때의 에너지 소비량만 놓고 보면 생각보다 효율적인 조직에 가깝습니다.

🚶 근육 5kg 늘리기와 하루 5,000보 더 걷기

조금 더 현실적인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근육 5kg을 늘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운동 초보자라도 쉽게 얻기 어려운 변화이고, 운동 경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긴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하루 5,000보를 더 걷는 것은 내일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체중과 보행 속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 5,000보 추가는 대략 150 ~ 250kcal 정도의 에너지 소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수치가 근육 5kg 증가로 기대할 수 있는 기초대사량 증가 효과보다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비교는 근육을 늘리는 것이 의미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다이어트를 설명할 때 기초대사량만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좁은 관점인지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 다이어트에서 진짜 강력한 변수, NEAT

체중 관리에서 자주 놓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NEAT입니다.

NEAT는 비운동성 활동 열생성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운동 시간을 제외한 일상생활 속 움직임입니다.

걷기, 청소, 계단 이용, 서 있기, 장보기, 정리정돈, 아이와 놀아주기 같은 활동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비만 연구자 Levine은 NEAT 차이가 사람에 따라 하루 수백 kcal 이상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체중, 비슷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도 한 사람은 하루 종일 앉아 있고, 다른 사람은 자주 걷고 움직인다면 총 에너지 소비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동하는 사람이 살이 덜 찌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단순히 기초대사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운동 자체로 에너지를 쓰고, 일상 활동량이 늘어나며, 식습관과 생활 패턴이 함께 바뀌기 때문입니다.

⚠️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살이 찌는 걸까?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는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살이 잘 찌는 것 같아요.”

물론 기초대사량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키와 체중이어도 사람마다 에너지 소비량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체중 증가를 기초대사량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고, 걷는 양이 적고, 운동량이 부족하며,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많다면 체중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문제는 단순히 기초대사량이 낮아서라기보다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낮고, 섭취량과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할 때는 기초대사량 숫자에만 집착하기보다 하루 전체 움직임과 식습관을 함께 봐야 합니다.

💪 근육의 가치는 칼로리가 아니라 건강에 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근육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근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그 이유를 기초대사량 하나로만 설명하면 근육의 진짜 가치를 너무 좁게 보는 것입니다.

근육은 움직임을 만듭니다.

체력을 유지하게 합니다.

운동 수행능력을 높여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다이어트 과정에서 체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입니다.

체중계 숫자는 같아도 근육을 유지한 몸과 근육을 잃은 몸은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근육은 단순히 칼로리를 더 태우기 위해 만드는 조직이 아닙니다.

건강하게 움직이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기반에 가깝습니다.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대사량도 증가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근육을 만들어야 하는 더 큰 이유는 ‘먹어도 살 안 찌는 몸’이 아니라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기초대사량은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체중 변화를 결정하는 것은 기초대사량 하나가 아닙니다.

운동량, 활동량,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그리고 꾸준한 생활습관이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위해 근육을 늘리는 것은 좋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이 단순히 “기초대사량을 높여서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기 위해서”라면 기대와 현실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근육의 진짜 가치는 칼로리보다 건강에 있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도 어쩌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 움직이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참고문헌

Levine JA. (2002). 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 (NEAT).
Müller MJ et al. (2004). Metabolic and endocrine determinants of resting energy expenditure.
Wolfe RR. (2006). The underappreciated role of muscle in health and disease.
Hall KD et al. (2012). Quantification of the effect of energy imbalance on bodyweight.